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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You Heard/Tools

모듈러 헤드폰과 무선 전송 [AIAIAI TMA-2 Wireless]

by 채감독 2022. 1. 24.

택배를 받다.

  헤드폰이 아니라 "헤드폰 시스템" 이라고 써 있는 박스. 일종의 충동구매라고 볼 수 있었던 것은, 광고를 우연히 보면서 곧장 주문을 해 버렸기 때문이다. 원래 국내최초 세계최초 국내최고 이런 단어를 쓰는 광고나 제품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최초의 "프로듀서 헤드폰" 이란 표현이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모듈러 시스템에 숨겨진 의미는 다름 아닌 환경보호이다. 제품의 일부가 고장이 났을 때 해당 부분의 부품만 모듈 형태로 구입해서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개의 부품 모듈이 모여 결국 하나의 모니터링 디바이스를 구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헤드폰 "시스템" 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모니터링 환경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반드시 "모니터 시스템"이라 표현하고 그 의미를 이야기하곤 한다. 모니터링 장비는 모니터스피커 만으로 구성되는것이 아니며, 스피커와 연결되는 앰프와 케이블, 모니터 컨트롤러뿐만 아니라 벽과 바닥과 천정의 구조 및 재질, 가구의 구성과 배치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룸 환경이 포함되기 때문에 "모니터 시스템"이라 이해해야 한다.

  이 회사는 포장재 뿐 아니라 제품 자체도 재생원료로 만든다고 한다.

  AIAIAI 를 어떻게 읽을지 망설여진다. 덴마크 회사로 2006년 설립되었고 2010년부터 헤드폰 생산, 그리고 이미 몇년 전(아마도 2015년 그 정도)부터 모듈러 헤드폰으로 나름 유명했던 것 같다. 

  상자 안에는 또 검정 봉지들이 가득. 레고 상자를 여는듯 하다.

  재미있는 과정이다. 불투명한 상자와 봉지를 뜯고 여는 것은 애나 어른이나 즐거운 기대감과 약간의 흥분을 맛보게 한다.

  포장재는 100% 재생플라스틱을 사용했다. 블루투스 및 2.4GHz 전송 응답특성과 임피던스, SPL 정보 등이 적혀 있다. 구매한 제품은 TMA-2 Studio Wireless+ 라는 것으로 해당 라인 중 최상위 트림. Bluetooth 5.0 무선 수신기가 탑재되어 있다.

Bluetooth 헤드셋의 단점은

  Bluetooth 헤드셋의 단점은 컴퓨터 자체의 오디오출력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오디오 감상용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음향감독 또는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컴퓨터의 출력이 아닌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출력을 듣고 싶어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이 제품은 유선 연결과 Bluetooth 무선 연결 외에 또 하나의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바로 2.4GHz 무선송수신.

  W+ Link 라는 기술로 무손실 오디오를 16ms 레이턴시로 전달한다. 

  맨 아래의 연두색 선 위치가 W+ Link 의 초저지연 레이턴시 성능을 나타내 준다. 블루투스도 AAC 프로파일 적용으로 섭섭치 않은 레이턴시를 보여주는데, 그보다 대역폭을 잘 보아야 한다. Bluetooth와 달리 오디오신호의 압축과정이 없으며 음질 손상이 거의 없다. 2.4GHz 는 혹시 집에 있을지도 모르는 무선전화기와 와이파이 대역이다. 예전에 강아지가 집전화기 입에 물어서 가져다주는 광고할 시절에는 900MHz 를 썼지만 2014년 이후로 900MHz는 사라지고 지금은 1.7GHz 나 2.4HGz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하나씩 봉지를 뜯다 보니 여러가지 구성품들이 나오는데 설명서를 볼 필요 없을 만큼 명확하고 전혀 복잡함이 없다. 

  그래서 조립 자체는 1분 내에 싱겁게 끝나고 만다. 이제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진다. 물론 유선으로 연결하면 바로 소리가 나겠지만 왠지 무선으로 듣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충전을 해야 무선을 들을 수 있을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약간 조바심이 난다.

  다행히도 헤드셋과 송신기 모두 거의 충전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충전은 USB-C 케이블로 하면 된다. 헤드밴드 안쪽 스피커유닛 바로 위에 단자가 있는데 케이블에 가려서 컨넥터를 꽂을 때 약간의 성가심이 있다.

  2.4GHz 송신기와 형광색 케이블 디자인은 나의 충동적 구매를 매우 촉진시킨 요인이었다. TRS 커넥터를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꽂고 헤드셋을 2.4 모드로 스위칭 한다. 헤드셋에는 심플하게 3개의 버튼이 있다. 가운데는 전원 및 페어링을 시키기 위한 스위치이고, 양 옆은 볼륨 컨트롤이다. 

소리는 어떨까

  조립식 제품이라 그런지 구조적인 견고한 맛은 조금 덜하다. 하지만 일단 귀에 착용하게 되면 느낌이 좋다. 유선 모드와 2.4GHz 모드의 사운드는 거의 흡사해서 구분이 어렵다. 중역대의 밸런스감이 매우 좋고 저역과 고역도 적당하다. 사실 적당하다는 평을 듣는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사운드의 느낌은 젠하이저 HD-600과 매우 흡사하다. 물론 저역의 생김새는 다른데, 개방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HD-600의 밀폐형 버전이라고 하면 설명이 간단해진다.

  Bluetooth 모드에서는 없는 히스 노이즈가 2.4GHz 모드에는 있다. 이것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2.4GHz 헤드폰도 마찬가지이다. 헤드셋의 볼륨을 Max로 키우면 노이즈가 들린다. 음악 시그널과 상관없이 앰프에서 나는 그라운드 노이즈이기 때문에 볼륨을 올리면 노이즈가 커진다. 헤드셋의 볼륨을 Max 로 올리지 말고 조금 줄여서 노이즈가 거슬리지 않는 상태로 두고 인터페이스의 헤드폰볼륨을 조금 올려주면 해결이 된다. 유선으로 들을때 보다 볼륨 노브 위치가 조금 올라가야 하는 것인데, 굳이 단점이라 평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2.4GHz 제품의 히스 노이즈는 왜 나는 것인지는 궁금하다.

  Bluetooth 송신 모듈이 없는 오디오 믹서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DJ 믹서, 일반 오디오와 DAC 출력을 음질손실 없이 무선으로 들을 수 있는 솔루션이 마땅치 않다. Bluetooth 는 원래 오디오 전송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고, 제한된 대역폭에 가청대역 오디오 신호를 실어 나르기 위해 오디오를 사정없이 압축한다. Bluetooth AAC 대역폭이 최대 320kBPS 에 불과하다. MP3 오디오 최고 음질이 320kBPS 이다. W+ Link 기술의 2.4GHz 전송은 bandwidth가 최대 1,500kBPS 로, CD 의 전송대역폭 1,411 kBPS 보다 조금 높다.

 

  하나의 제품에 다양한 모니터링 옵션, 레퍼런스 헤드폰 HD-600의 밸런스, 선으로 부터의 자유로움,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뿌듯함을 $365에 구입한 후기.

 

채승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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