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e You Heard/Sounds8 영화 하얼빈의 사운드는 어떻게 영화를 망쳤나 의사 안중근을 다룬 작품을 김훈의 소설 하얼빈으로, 뮤지컬 영웅으로, 영화 하얼빈으로 보았다. 그 중 영화 하얼빈이 나에게 가장 아쉬움을 남긴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영화는 호흡이 다소 길고 하나의 상황을 길고 느리게 묘사하는 장면이 많다. 쉽게 말해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씬이 다수 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에서 관객은 사건 위주의 표현과 빠른 전개를 기대하지만, 이 영화는 등장인물의 감정과 사상을 조망하는것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장면들은 이해할 수 있다. 영화 하얼빈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가치관과 의지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지고 발전되었는가를 정성들여 표현한다. 이 점에서 김훈 작가의 하얼빈 소설과 닮아있다. 다만 실제 역사와 다른 허구의 요소가 영화에서는 극적인 요소로 다소 활용된다. 이것은 .. 2024. 12. 25. 총과 북, 더 강한 소리는 무엇인가 / 영화 <서울의 봄> 사운드를 말하다 벙커, 총소리 영화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인 삼각지 육군본부 (국방부, 현 용화대) 지하의 B2벙커는 내가 군복무 시절 근무하던 곳이다. 신용산역 쪽 근무지원단 의장대 막사에서 생활하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벙커에 들어가 야간에 경계근무를 섰다. 벙커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벽면과 천정에 총탄의 흔적이 있었다. 선배들은 그게 북한의 남파공작원 31명이 청와대 박정희 암살을 목표로 서울에 침투했던 김신조 사건때 생긴 총탄흔 이라고도 했고, 12/12 사태때 총탄이라고도 했다. 서울의 봄 영화에서는 군 장성들이 똥개처럼 도망친 육군본부에 반란군이 무혈입성 한것으로 묘사되는데, 내가 듣기로는 실제 반란군과 B2 벙커에서 총격전이 있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간간히 벌어지는 총격씬의 사운드는 잘은 모르지만 총기 종류별로.. 2024. 1. 22. Feels So Good 커버 사진에 숨겨진 사연 2022 2022년 발매된, 케이팝 거대 주주인 싸이 9집 수록곡 대부분은 믹싱 등의 사운드 작업을 Stay Tuned 가 맡은 가운데 나에게 유독 눈에 띄는 3곡이 있다. ((귀가 뜨인다고 하지는 않았다.)) 앨범의 크레딧을 살펴보면 잘 알려진 해외 거장 3명의 이름이 눈에 뜨이기 때문이다. 타이틀곡 That That 은 Tony Maserati 가 믹싱했고, Everyday 는 Chris Lord Alge 의 작품이다. 그리고 Happier 의 믹싱은 Mick Guzauski가 맡았다. 지금 내가 듣고 있는 Chuck Mangione 의 Feels So Good 은 Mick Guzauski의 젊은 시절 작품인데, 앨범 앞 커버 보다도 LP 뒷면의 사진이 더 눈이 가는 앨범이다. Chuck Mangio.. 2022. 8. 7. 사운드의 느낌을 표현하는 언어들 음악 믹싱과 마스터링은 대단히 기술적인 작업이다. “음악을 실질적으로 형성하는 물리적인 현상을 표현”해 내는 예술 작업을 온갖 도구를 사용해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다. 예술적 감성과 기술적 기법을 연결지어야 하는 험난한 작업이다. 험난하다고 표현하면 매우 위험하고 거친 일 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매우 즐겁고 재미있고 보람찬 일이지만, 이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참으로 험난한 세월을 거쳐야 하고, 매 순간순간이 험난한것도 사실이다. 음악 스튜디오에서 음향감독이 만나는 창작자, 제작자, 프로듀서들은 모두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지만 주로 다루는 도구가 서로 달라서, 악보와 건반악기, 현악기, 타악기, 그리고 음악적 예술적인 판단력을 주로 사용하는 한편 음향감독은 이퀄라이저, 리미터와 컴프레서, 디엣서,.. 2021. 5. 15. 2019년 : 트로트 열풍인가, 송가인과 유산슬의 트로트 농단인가. 2 7 년.2019년을 보내고 나니 트로트 열풍이라는 말이 여기 저기서 난리다. 1992년 이후로는 전에 없던 현상이다. 1992년을 기점으로 그 전까지는 TV 가요프로그램과 연말 가요 시상식을 주현미, 현철 등의 트로트 가수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소방차와 서태지와아이들 등장 이후로 트로트가 득세한 일은 아직까지 없었다. 27년만의 기현상이다. 과연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트로트 스타들의 활약이 매우 인상적인 한 해 였다. 가히 트로트 현상이라고 할 만큼 사회적 파장이 대단하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실제로 트로트 열풍이기는 하다. 멜론 벅스 지니에 트로트 차트가 생긴 것을 보면 더이상 설명은 필요치 않다. 그런데, 트로트 열풍 이라는 표현에 있어서는 유감이다. 트로트는 장르이고 문화이고 .. 2020. 6. 16. BTS 삼고무 논란 때문에 정리해 보는 무용과 음악 저작권의 개념 우리가 언제부터 전통에 그리도 관심이 있었겠는가. 우리가 언제 삼고무, 오고무에 관심이 있었느냐는 말이다. 이게 다 연예인 때문이다. 이게 다 “BTS” 아니었으면 그 누구도 관심두지 않았을 논란인 것이다. 2018년 12월 1일 [멜론뮤직어워드]에서 “BTS” 멤버들이 각자 한가지씩 전통 예술의 키워드를 접목한 퍼포먼스를 벌인 적이 있다. 부채춤, 탈춤, 사자춤, 농악과 상모춤 등이 차례로 등장하며 전 세계 “BTS” 팬들에게 한국의 문화 이미지를 적잖게 홍보한 뜻깊은 무대로 기억한다. 특히 제이홉의 삼고무 퍼포먼스가 이들 무대의 첫 순서이다보니 더욱 큰 관심을 받게 되었고, 덩달아 이 직후인 2018년 12월 이라는 기사가 언론사들에 의해 도배가 된 해프닝이 벌어졌다. 논란의 전후 배경이나 팩트를 배.. 2020. 5. 13. MIX-CAST : Jun Kim - 멈춰 (2020. 4.) 기타리스트 준킴의 싱글 [멈춰]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게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내뱉는 처절한 절규이다. 특히나, 신종 전염성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2020년의 이 위협적인 상황이 멈추기를 바라는 예술창작인의 염원을 담은 표현물 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멈춰 세우고 싶은 것들은 이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생겨난다. 통제할 수 없는 불편함을 향한 절규는 공허하다. 그렇지만 내가 멈춰있을 수는 없다. 나의 "멈춰"는 부탁도 아니고 명령도 아니지만 그보다 더 단호한 힘을 싣고 있어야 한다. [멈춰]의 사운드 믹싱은 베이스기타 2트랙, 드럼 6트랙, 보컬 9트랙, 기타 12트랙으로 정리된 단촐한 멀티트랙에서 시작되었다. 확신, 그리고 작전이 필요했다. 패.. 2020. 4. 14. 심성락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2009) "채감독님 좋은 일 같이 한번 하실까요" 라임라이트 강재덕 프로듀서의 제안을 받은 때가 2008년인것 같다. 대한민국에 발표된 음악 중에 아코디온 소리가 나오면 거의 이분 연주라고, 참여한 음반의 갯수 말고라도 '대통령의 악사' 라는 애칭으로도 알려진 세션 연주인 심성락 선생. 참여한 작품은 기네스북 수준이지만 정작 당신 음반 한 장 없다는 안타까움으로, 제작에 참여할 뜻이 있는 재능인들을 수배중인 때였다. 대통령의 악사 라는 말은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술자리 노래 반주를 맡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어떤 자리인지도 모른 채 불려가셨다가 대통령이 등장하여 놀랐다 하신 일화가 있다. 이 후 군부 출신의 전두환 노태우 등의 대통령 노래의 반주로 청와대에 자주 출입하신 바 있는데, 정작 심성락 .. 2020.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