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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You Heard/Sounds

MIX-CAST : Jun Kim - 멈춰 (2020. 4.)

by 채감독 2020. 4. 14.

 

기타리스트 준킴의 싱글 [멈춰]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게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내뱉는 처절한 절규이다. 특히나, 신종 전염성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2020년의 이 위협적인 상황이 멈추기를 바라는 예술창작인의 염원을 담은 표현물 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멈춰 세우고 싶은 것들은 이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생겨난다. 통제할 수 없는 불편함을 향한 절규는 공허하다. 그렇지만 내가 멈춰있을 수는 없다. 나의 "멈춰"는 부탁도 아니고 명령도 아니지만 그보다 더 단호한 힘을 싣고 있어야 한다. 

[멈춰] 사운드 믹싱은 베이스기타 2트랙, 드럼 6트랙, 보컬 9트랙, 기타 12트랙으로 정리된 단촐한 멀티트랙에서 시작되었다. 확신, 그리고 작전이 필요했다. 패턴 코드 무한 반복, 가사는멈춰 무한 반복으로 흘러가는 음악에서 위급과 절박함을 그려내야 하는 사운드 스토리를 구성하는 작업은 우연에 의지하는 믹스로는 완성해 내기 어렵다. 

몽환적이고 동시에 지극히 현실적이어야 하는 사운드.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막길 없는 상승으로 달려가는 사운드. 더없는 혼란함속에 아티스트의 존재를 강하게 유지해야 하는 사운드. [멈춰] 내면에는 다양한 절규가 있다는 것을 드러내 주기 위한 사운드가 필요했다. 기타 솔로 연주에서 화음 외 음들의 사용에 대해 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다. 그는 기타리스트 준킴 으로서의 정체성이 담겨있어야함에 대한 고민이 깊었고 나는 형식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형식의 파괴와 멈춤의 메시지를 선율보다 사운드로 표출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음악의 성격과 사운드 노선에 부합하는 접경선을 찾아가는 수차례의 시도를 해야 했다. 

모노럴한 인트로 기타 스트로크는 0.27Hz 모듈레이션으로 이동하는 Spreader 를 첨가해 흐트러진 L-C R 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처음 등장하는 준킴의 목소리는 아직 절규하지 않지만 무심한 단호하게 내뱉고 있어서 꿈인 아닌듯 혼란한 시간을 표현하는데 109ms 슬랩백 에코에 텔레폰 이펙트를 사용하였고, 여기에 1,000ms 고스트 딜레이와 리버브가 함께 쓰였다. 번째 나오는 합창의 '멈춰' 부분은 악기들의 빌드업과 어울어져 조금씩 레벨업 되는 오토메이션이 필수였다. 베이스기타는 디스토션으로 일그러뜨린 신호를 패러랠로 조심스럽게 믹스 하였다. 후반부의 솔로 파트에서는 베이스 트레몰로 사운드를 메인으로 추가하여 극적인 혼란함을 더해주었다.  특히 드럼의 존재감을 끝으로 치닫을수록 계속 강조해 나갔는데, 김선기의 드러밍은 딱 넘치지 않을 만큼 잔 위로 솟은 맥주의 거품처럼 선명하게 연주되었다. 전반부의 상대적 가벼움을 커버하는 의미로 Kick 52Hz Sine 트리거를 합성했는데 이는 중간 기타솔로를 거치는 동안 서서히 소멸해 버린. 후반의 메인 기타솔로는 7군데의 Reverse clip 배치하여, 결과적으로 믹싱으로 구현하는 2 편곡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준킴 트리오 [Unconstrained](2011), 준킴 그룹 [expectation](2012)으로 기존 재즈의 다양한 모습을 재현했던 기타리스트 준킴은 2014년 준킴 [감성주의] 앨범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면서도 한국의 서정적 정서를 잘 표현한 재즈를 보여주었다.

이후 [우주미학](2017), [myself](2018)의 정규앨범과 즉흥음악 프로젝트 [사각의 발견], 콘템포러리 재즈를 지향하는 색소포니스트 김정제와 함께한 준킴X김정제 [Gate 1] 등의 음악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자유를 심도있게 탐구하는 임프로비제이션, 아방가르드, 프리재즈 사운드를 공격적으로 들려준 바 있다.

자유로운 음악세계를 탐구하는 준킴은 2020년 싱글 [멈춰]로 감성주의로 회귀한다. 그의 음악은 한국적 서정, 재즈, 자유로움, 내적분노와 같이 다양한 개념이 혼재되어 있다. 그의 음악을 축약하자면 자유로움과 서정성의 대비이다. 이 두 가지 개념은 기존의 음악적 형식을 파괴한 채 자유로움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형식을 유지한 서정성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준킴의 음악이다. 준킴은 이번 작품들을 통해 다시금 감성으로 회귀하고자 한다.

 

[Artists]

준킴 – Composition, Lyrics, Guitar & Vocal

김창현 – Bass

김선기 – Drums

 

[Production]

채승균 | Recording Engineer, Producer

한성민 | Executive Producer   

Recorded at TAL Studio

Music Video – TAL 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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