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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북, 더 강한 소리는 무엇인가 / 영화 <서울의 봄> 사운드를 말하다 벙커, 총소리 영화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인 삼각지 육군본부 (국방부, 현 용화대) 지하의 B2벙커는 내가 군복무 시절 근무하던 곳이다. 신용산역 쪽 근무지원단 의장대 막사에서 생활하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벙커에 들어가 야간에 경계근무를 섰다. 벙커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벽면과 천정에 총탄의 흔적이 있었다. 선배들은 그게 북한의 남파공작원 31명이 청와대 박정희 암살을 목표로 서울에 침투했던 김신조 사건때 생긴 총탄흔 이라고도 했고, 12/12 사태때 총탄이라고도 했다. 서울의 봄 영화에서는 군 장성들이 똥개처럼 도망친 육군본부에 반란군이 무혈입성 한것으로 묘사되는데, 내가 듣기로는 실제 반란군과 B2 벙커에서 총격전이 있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간간히 벌어지는 총격씬의 사운드는 잘은 모르지만 총기 종류별로.. 2024. 1. 22.
Feels So Good 커버 사진에 숨겨진 사연 2022 2022년 발매된, 케이팝 거대 주주인 싸이 9집 수록곡 대부분은 믹싱 등의 사운드 작업을 Stay Tuned 가 맡은 가운데 나에게 유독 눈에 띄는 3곡이 있다. ((귀가 뜨인다고 하지는 않았다.)) 앨범의 크레딧을 살펴보면 잘 알려진 해외 거장 3명의 이름이 눈에 뜨이기 때문이다. 타이틀곡 That That 은 Tony Maserati 가 믹싱했고, Everyday 는 Chris Lord Alge 의 작품이다. 그리고 Happier 의 믹싱은 Mick Guzauski가 맡았다. 지금 내가 듣고 있는 Chuck Mangione 의 Feels So Good 은 Mick Guzauski의 젊은 시절 작품인데, 앨범 앞 커버 보다도 LP 뒷면의 사진이 더 눈이 가는 앨범이다. Chuck Mangio.. 2022. 8. 7.
스튜디오용 모니터 헤드폰을 일반 음악감상용으로 써도 되나요? 스튜디오용 모니터 헤드폰을 일반 음악감상용으로 써도 되나요? 이런 질문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음악 들을 사람 취향에 따라 정하면 된다. 하지만 일반 음악 감상용 헤드폰을 스튜디오 작업용으로 쓰는 것은 위험하다. 최종 소비자들이 듣는 사운드로 작업하는것이 맞지 않냐고? 이 세상의 대중들이 모두 닥터드레 beats 헤드폰으로 듣는다면 그럴 수 있지. 위의 그래프에 빨간 선이 Beats 헤드폰이고 파란색이 ATH-M50x 모니터용 헤드폰이다. Beats 로 믹싱이나 마스터링을 했다면, 베이스도 빈약하고 중고역도 빈약한 작품이 될 확률이 높겠다. 왜냐하면 헤드폰에서 저음과 중고역이 쎄게 나와 주니까. 그 전에, 생산자의 모니터와 소비자의 모니터를 동일하게 생각한다는 발상 자체가 생산자의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 2022. 2. 6.
모듈러 헤드폰과 무선 전송 [AIAIAI TMA-2 Wireless] 택배를 받다. 헤드폰이 아니라 "헤드폰 시스템" 이라고 써 있는 박스. 일종의 충동구매라고 볼 수 있었던 것은, 광고를 우연히 보면서 곧장 주문을 해 버렸기 때문이다. 원래 국내최초 세계최초 국내최고 이런 단어를 쓰는 광고나 제품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 최초의 "프로듀서 헤드폰" 이란 표현이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모듈러 시스템에 숨겨진 의미는 다름 아닌 환경보호이다. 제품의 일부가 고장이 났을 때 해당 부분의 부품만 모듈 형태로 구입해서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개의 부품 모듈이 모여 결국 하나의 모니터링 디바이스를 구성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헤드폰 "시스템" 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모니터링 환경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반드시 "모니터 시스템"이라 표현하고 그 의미를 이야기하곤 한다. 모니터링 .. 2022. 1. 24.
음악과 이동성 사이의 방정식 (2) 음악 감상은 원래 매우 불편한 것이었다. 악기와 연주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내가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유선 통신 기술(전화)이 만들어지면서 이것도 조금씩 편해 지기는 했다. 무선통신 (라디오) 이전에 이미 유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었다. 무려 1890년 런던에서는 극장에서 벌어지는 음악 연주를 유선으로 각 가정에 배달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었다. 구독자들은 비싼 연회비를 내고 정해진 시간에 가정에서 단말기에 헤드폰을 꽂고 음악을 실시간으로 들었다고 한다. 이른바 본방 사수. 그 이후로 축음기 등 기기를 사용해 음악을 소비하게 되었는데 역시 그 시간은 오로지 음악 감상을 위해 사용되는 의식과 같은 고급 취미의 행사였다. 그리고는 음악 소비의 이동성이 탄생했다. 앞서 MIDI의 태동을 이야.. 2021. 12. 31.
음악과 이동성 사이의 방정식 (1) 음악의 이동성이란 음악의 제작에 있어서의 이동성, 그리고 음악 소비 형태에 있어서의 이동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서로 다른 입장이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 둘은 각각 시대에 따른 변화 양상이 조금 다르기도 하다.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서 이동성이란 애초에 원초적으로 보장된 권리였다. 물론 지금도 음악은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것이긴 하다. 작곡 행위 자체가 곧 음악 생산이며 악보에 음표를 나열하여 기록하는 것으로 작곡 행위가 완성된다는 매우 오래된 고전적 작곡의 개념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그러하다. 피아노 또는 기타 정도의 악기라도 손 앞에 있어야 더 좋긴 하지만, 악기 없이도 그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음악적 영감을 오선지에 쓱쓱 그려내던 천재적 음악가들의 모습은 많이 보아.. 2021.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