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5 음악과 이동성 사이의 방정식 (2) 음악 감상은 원래 매우 불편한 것이었다. 악기와 연주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내가 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유선 통신 기술(전화)이 만들어지면서 이것도 조금씩 편해 지기는 했다. 무선통신 (라디오) 이전에 이미 유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었다. 무려 1890년 런던에서는 극장에서 벌어지는 음악 연주를 유선으로 각 가정에 배달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었다. 구독자들은 비싼 연회비를 내고 정해진 시간에 가정에서 단말기에 헤드폰을 꽂고 음악을 실시간으로 들었다고 한다. 이른바 본방 사수. 그 이후로 축음기 등 기기를 사용해 음악을 소비하게 되었는데 역시 그 시간은 오로지 음악 감상을 위해 사용되는 의식과 같은 고급 취미의 행사였다. 그리고는 음악 소비의 이동성이 탄생했다. 앞서 MIDI의 태동을 이야.. 2021. 12. 31. 음악과 이동성 사이의 방정식 (1) 음악의 이동성이란 음악의 제작에 있어서의 이동성, 그리고 음악 소비 형태에 있어서의 이동성이 모두 포함되는 것이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서로 다른 입장이 비교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이 둘은 각각 시대에 따른 변화 양상이 조금 다르기도 하다.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서 이동성이란 애초에 원초적으로 보장된 권리였다. 물론 지금도 음악은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것이긴 하다. 작곡 행위 자체가 곧 음악 생산이며 악보에 음표를 나열하여 기록하는 것으로 작곡 행위가 완성된다는 매우 오래된 고전적 작곡의 개념을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그러하다. 피아노 또는 기타 정도의 악기라도 손 앞에 있어야 더 좋긴 하지만, 악기 없이도 그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음악적 영감을 오선지에 쓱쓱 그려내던 천재적 음악가들의 모습은 많이 보아.. 2021. 12. 31. Floating Point 와 믹스 레벨 믹스 레벨이 작으면 마스터링 하기에 좋지 않다? 나를 다소 어리둥절하게 했던, 그리고 심심찮게 들어왔던 말이다. 믹스 레벨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마스터링에서 종종 언급되는 이슈인데, 반대로 너무 작은 경우의 경험도 상당히 많다. 그리고 믹스 레벨에 대한 이야기는 늘 오해가 많은 소재이다. [믹스 레벨은 빨간 불 안뜨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크게 한다] 이것이 오랫동안 정설로 여기고 따라왔던 가이드 라인이다. 디지털 오디오에서 빨간불이란 곧 Clip = Distortion 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왜 "가능한 크게"를 고집해 온 것인가? 가능한 크게 라는 것은 아날로그 레코딩 시절에 매우 중요한 원칙 이었다. 녹음에 사용하던 아날로그 테입은 노이즈 플로어 Noise Floor 가 높고.. 2021. 8. 5. 스템 마스터링은 믹싱이다 / 아니다 ? 믹스 마스터를 멀티트랙같은 형태의 스템 Stem 으로 주고 받게 된 것은, 믹스 마스터를 DAT 테잎에 담지 않고 File 형태로 주고 받기 시작한 이후이니 한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 정도 부터이다. 그 때 까지 약 10년 이상 스튜디오 마스터의 유일한 포맷으로 자리를 굳혔던 DAT 는 실로 빠른 속도로 스튜디오에서 사라졌다. 믹싱이 끝나면 믹스 마스터는 CD-ROM 이나 외장 Hard Disc 에 담긴 Wave/AIFF File 로 담겨졌으며, Protools 라는 DAW 가 업계 표준으로 여겨질만큼 보편화 된 한국에서는 하나의 File 이 아니라 Protools Session 이 통채로 담긴 Hard Drive 를 마스터링 스튜디오로 보내기도 하였다. 이 세션을 열면 여러개의 스테레오 트랙에 몇가지.. 2021. 6. 15. 마스터링은 녹음, 믹싱 다 거친 베테랑의 몫이다 (O / X) 미국의 마스터링 엔지니어 버니 그룬드만 Bernie Grundman 은 27살 부터 15년간 A&M Record 사의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일하였고 1984년 자신의 이름을 건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오픈하였다. 43년생인 버니보다 두 살 어린 밥 루드윅 Bob Ludwig 은 음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트럼펫 연주자였는데, 자신의 학교 (University of Rochester, New York) 에 초빙되어 온 전설적인 프로듀서/엔지니어 필 라몬 Phil Ramone 의 강연을 듣고 그의 어시스턴트로 A&R Records 에서 잠시 일한 뒤 바로 마스터링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스털링사운드 Sterling Sound (엔지니어 겸 부사장) 와 마스터디스크 Masterdisc (엔지니어 겸 부사장) 를 거.. 2021. 6. 2. ‘10년 이상의 경험’ 의 의미 경험이란, 처음 1번 부터 시작한다. 어떤 일을 접하는 순간 이미 첫 경험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같은 - 또는 비슷한 - 경험을 반복하게 되기도 한다. 그것이 일상에서 늘 일어나는 반복일 수도 있지만, 매일 마주치는 같은 전봇대와 같은 도로, 같은 동료들의 모습일 때는 피상적으로 나에게 드러나는 이미지에 불과하지 않는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이러한 피동적 경험과 달리 능동적 경험이라는 것이 있다. 나의 의지가 포함된 어떠한 결정을 통해 이루어 지는 경험들. 어떤 분야이던 직업을 가진 이들은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반복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생활과 경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 능동적 경험은 누구의 능력을 성장시키거나 능력을 발휘하는데 큰 열쇠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수년 전 .. 2021. 6. 2. 이전 1 2 3 4 5 6 다음